양천V칼럼 vol.17

 

오늘도 우리는 사랑을 싣고 달립니다.




한 사 무 엘

양천구푸드뱅크마켓센터 사회복지사

양천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자원봉사분과위원

 

 

제가 근무하고 있는 양천구푸드뱅크마켓센터는 많은 분들의 사랑과 정성으로 모인 성품들을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전달하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곳입니다. 사실 저도 이곳에서 근무하기 전까지는 우리 지역에 이런 일을 하는 기관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푸드뱅크마켓센터에 1년 남짓 근무하면서 제가 맡고 있는 이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서 봉사를 하시던 부모님을 따라 남을 돕는 일이 나 자신도 행복하게 해준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대학교에서도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마주했던 복지는 제가 생각하던 모습과는 달랐다는 것에 실망하고 졸업 후에는 다른 분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사회복지사의 길이 저에게 운명이었던 것인지, 다시 한 번 푸드마켓이라는 곳에서 근무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푸드뱅크마켓센터의 상징과도 같은 녹색 탑차는 도움이 필요한 분들을 위해 모아주신 사랑이 있는 곳을 찾아 매일 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이곳에 들어온 뒤로 달린 거리가 벌써 19,000Km가 되었으니 지난 1년 동안 서울에서 부산을 40번도 넘게 왕복한 셈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무거운 물건들을 싣고 내리는 일이 힘에 부칠 때도 있었으나, 푸드마켓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의 비어있던 가방이 가득차서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힘을 내고 열심히 물건을 싣기 위해 운전대를 잡습니다.

 

작년 7월부터는 기존에는 분리 운영되던 푸드마켓과 푸드뱅크가 통합되면서 세뚜리라는 사업이 추가 되었습니다. 세뚜리는 여러 사람이 한상에 모여 함께 밥을 먹는다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지난 2001년부터 17년째 지속되어오고 있는 세뚜리 사업은 양천구 관내의 초, 중, 고교및 구청 구내식당 등에서 배식을 하고 남은 음식을 조금씩 모아 홀로 어렵게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나누어 드리는 사업입니다.



매주 월, 금은 양천 아파트에 있는 신정복지관 행복센터에서 화, 목은 신월3동의 삼일교회에서 3시에 급식을 실고 오는 녹색 탑차를 기다리는 많은 어르신의 수다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매일 6~7개의 급식실에서 20kg이 넘는 국통과 밥통을 나르는 일은 생각보다 힘듭니다. 그럼에도 “덕분에 오늘 저녁은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구만” 하시는 할머님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가 하고 있는 세뚜리 사업이 누군가의 한끼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오늘도 푸드뱅크마켓센터의 녹색 탑차는 여러 사람들이 모아주신 사랑을 싣기 위해 달립니다. 제가 나르는 물건의 무게만큼 누군가의 한 끼 식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진정한 의미의 사회복지사로서의 책임감과 가치를 점점 더 깨달아 가는 것 같습니다.

 

 

양천V칼럼은 양천구지역사회보장협의체 자원봉사분과와 양천구자원봉사센터가 월1회 발행하는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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